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낙필경착지중
- 에곤 쉴레
- 카즈시카 호쿠사이
- 파임
- 후가쿠36경
- 수잔 발라동
- 살아있는날은
- 落筆輕
- 체제시온
- 서예
- 사해야이
- 동성상응
- Scrim
- Seccession
- 백가락
- 욕망이 그린 그림
- 큰파도
- 호응
- Beethoven Frieze
- 신영복
- 공호이단
- Cezanne et moi
-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
- 서도의 관계론
- 파책
- 동기상구
- 구스타프 클림트
- 着紙重
- Lautrec
- 균형
- Today
- Total
목록Home (50)
Living, Learning and Loving
2018. 02. 04 Note 1. 털 긴 놈들, 털 짧은 놈들 "털 긴 놈들(서양인)은 그리 나쁘지 않은데 모두들 나쁘다 하고, 흉악한 털 짧은 놈들(중국인, 청조 말기 조직된 상군)은 공경하고 어려워하니, 이 세상에 과연 옮고 그른 것이 있는가?" 중국 태평천국 말년에 상군(후난성의 군대)이 백성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치바이쓰(齊白石)의 할아버지 완빙공(萬秉公)이 했던 말이다. 세상에 악한 무리가 있으나 그 무리 속의 사람들이 모두 악한가? 선한 무리 속의 사람들은 모두 선한가? 악한 무리 속의 사람이 한 행동은 모두 악한가? 선한 무리 속의 사람이 한 행동은 모두 선한가? 떼지어 나쁜 이를 비난하는 무리 속의 사람들이 모두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 아닐 터인데, 그 무리 속 누군가는 자신의 이..
가난한 내가 빛나는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릴 것이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나릴 것이고 나는 나타샤를 그리워하며 위스키를 마실 것이다 위스키를 마시며 생각할 것이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위스키 한 잔씩 들고 집 앞 공원으로 가서 대화를 나누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문자가 온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가 좋다고 백건우의 피아노 연주가 너무 관능적이라고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빛나는 나타샤를 사랑하고 어데서 백건우도 오늘밤이 좋아 건반을 땅땅땅 두드릴 것이다 백석 처럼 용기가 없어 나는 아파했다. 이제는 용기가 없어 아프고 싶지 않아 오늘은 백석의 시를 빌어 용기를 낸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
하늘 위에 둥근달 나를 계속 따라온다 내가 동쪽으로 가면 동쪽으로 따라오고 내가 서쪽으로 가면 서쪽으로 따라온다 달빛에 마음이 신란하여 내 마음 숨기려 방으로 숨었다 아차, 날 심란하게 만드는 건 둥근달이 아니었구나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샇이는 밤 휜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서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 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사랑하는 자신의 세상을 버리고 사랑하는 여인 자야와 함께 떠나려 했다. 나는 사랑하는 여인과 떠날 용기..
제백석에 관한 글을 읽다가 마음에 닿는 문구가 있어 기록을 남긴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비슷한 것과 비슷하지 않은 것 사이에 있다. 기묘함이 되는 것은, 너무 비슷하면 세속에 영합하는 것이요. 너무 비슷하지 않으면 세상을 속이는 것이다." 作畵, 在似與不似之間. 爲妙, 太似爲媚俗. 不似爲欺世. 제백석의 말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비슷한 것과 비슷하지 않은 것 사이에 있다"는 말이 말장난 같기도 하고 모호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의미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뒤에 설명한 문장을 보자. 그림을 그리는 것이 '너무 비슷하면 세속에 영입하는 것'이라는 말은 적당히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보장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의 평을 벗어나 자신의 예술에 몰두하는 사람이라면 똑같이 따라 그리지 않을 ..
당송팔대가 중 한 사람인 구양수(歐陽脩)는 송나라의 정치가, 시인, 문학자, 역사학자이며 자는 영숙(永叔), 취옹(醉翁), 육일거사(六一居士)이다. 그가 쓴 시 취옹정기에 자신의 호를 취옹으로 쓴 연유를 밝혔다. ... 산봉우리를 돌아 구비구비 길을 오르면 날개를 활짝 핀 듯한 정자가 있어 샘가에 임해 있는데 바로 취옹정이다. 정자를 지은 사람은 누구인가? 산승 지선이다. 정자에 이름을 붙인 사람은 누구인가? 태수가 스스로 이름을 지은 것이다. 태수는 손님들과 함께 여기에 와서 술을 마시곤 하였는데 조금만 마셔도 곧 취하였고 또 나이도 제일 많아서 스스로 호를 취옹이라 하였다. 취옹의 뜻은 술에 있지 않고 산수간에 있다. 산수의 즐거움을 마음으로 얻어서 술을 빌어 표현한다는 것이다. ... 육일거사라는 ..
어젯밤 비는 드문드문 바람은 세찼지, 깊은 잠에도 술기운은 남아 있네. 발을 걷는 이에게 물어보니, 도리어 해당화는 전과 같다고 하네. 아는가, 아는가. 잎사귀는 무성해도 꽃은 시드는 것을 - 이청조, 여몽령 - 昨夜雨疏風驟, 濃睡不消殘酒. 試問捲簾人, 却道海棠依舊. 知否知否. 應是綠肥紅瘦 - 李淸照, 如夢令 - 송나라 시인 이청조는 술을 남자처럼 사랑했던 미녀 시인이다.
今日北窓下, 自問何所爲 欣然得三友, 三友者爲誰 琴罷輒擧酒, 酒罷輒吟詩 三友遞相引, 循環無已時 오늘 북창 아래에서 무엇을 하느냐고 스스로 묻네 기쁘게도 세 친구를 얻었는데, 세 친구는 누구인가 거문고를 뜯다가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다가 문득 시 읊으며 세 친구가 번갈아 이어 받으니, 돌고 돎이 끝이 없구나 - 취음선생(醉吟先生) 백거이(白居易), 북창삼우(北窓三友) -
曲江 朝回日日典春衣 每日江頭盡醉歸 酒債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 조정서 돌아오면 날마다 봄옷을 저당 잡혀 매일 강가에서 만취해 돌아온다 외상 술값은 가는 곳마다 있고 인생 칠십은 예로부터 드물다네 - 두보, 곡강 -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 보았다. - 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