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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Learning and Loving
한자를 쓰면 파책이 많이 쓰입니다. 특히 예서나 해서에서 파책은 글씨의 느낌을 크게 좌우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써 주어야 할 부분입니다. 흔히 파임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한자로 책(策)이라고 씁니다. 영자팔법에 측, 늑, 노, 적, 책, 약, 탁, 책 이라고 서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획을 설명하는데 마지막 획이자 우하향으로 내려가는 획을 말합니다. 책(策)이라는 글자를 네이버 한자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뜻들이 나옵니다. 딱히 책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이다 싶은 뜻이 보이지 않습니다. 혹시 보이시나요? 제 의견으로 책은 1번 꽤, 계책에 해당하는 뜻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떤 책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고서(아마도 "장욱의 필법 12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세상에는버릴 것도 많고 챙길 것도 있지만 아직 채울 수 있는 빈 속이 있다는 건 넘치는 것 보다도 행복하리 오래 전 어디선가 본 문장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모두 무언가 더 가지고 더 채우려고 아둥바둥 하는데 때로는 부족한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면 좋겠습니다. 어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란 텔레비젼 드라마를 보는데 이런 대사가 나오더군요. 이만술 역을 맡은 신구 할아버지가 아들과 산에 올라 했던 대사입니다. "(산은) 올라오면 다시 내려가야만 한다. 끝까지 오를 순 없는거야" 올라가면 내려오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 듯 합니다. 주역에서도 "亢龍有悔(항룡유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 높이 올라간 용은 내려올 수 밖에 없기에 후회가 있다는 말입니다. 계영기원 여이동사(戒盈祈願 與爾同死) "가득 채워..
오스트리아 빈에 가면 체제시온(Seccession)이라는 작은 건물이 있다. 미술관이라 하기에는 좀 작은 건물(빈에 있는 다른 미술관들의 규모에 비해)인데 구스타프 클림트를 중심으로 한 빈 분리파라는 모임의 아지트 겸 전시장으로 사용된 건물이라고 한다. 이 건물의 지하에 있는 방에 들어가면 방의 세 면에 클림트의 베토벤 프리즈(Beethoven Frieze)라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베토벤을 기념하기 위하여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Choral)" 4악장을 표현했다고 한다. 모두 다섯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는 행복을 향한 동경 아래 그림의 윗 부분에 오른쪽으로 흐르듯 날아가는 여인들과 오른쪽에 금빛 옷을 입은 여인과 하프가 그려져 있다. 여인이 들고 있는 책 같은 것이 시를 상징한다고 한다..
암청색 골짜기(fjord)와 도시 위로 피와 불의 혀가 있었다. 나는 불안으로 떨면서 거기 서 있었다. 그리고 나는 자연을 관통하며 지나가는 무한의 비명을 느꼈다. There was blood and tongues of fire above the blue-black fjord and the city. I stood there trembling with anxioty and I sensed an infinite scream passing through nature - Edvard Munch 뭉크의 이 문장을 보면 "절규"라는 그림이 다시 보인다. 드라큐라(그 당시 뭉크네 동네에서 드라큐라가 크게 유행했다고 한다)를 그린 것이라는 작품도 많고 절규에서도 그림에 대한 뭉크의 메모에서도 정서불안 증세가 심각한 ..
Hangover(Suzanne Valadon), Toulouse Lautrec, 1887-1889 이 그림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Henry de Toulouse Lautrec)이 그린 숙취(Hangover)라는 그림입니다. 모델은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이라는 사람입니다. 이 그림을 가만히 보면 우선 멍한 표정을 한 수잔 발라동의 얼굴에 가장 먼저 시선이 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서 오른쪽에 있는 술병에 시선이 가면 "아, 술을 마시고 있구나"하고 알 수 있습니다. 턱을 고인 왼손, 늘어진 어깨, 내려간 입꼬리에서 뭔가 지치고 재미없는 기분이겠구나 하고 느껴집니다. 사는게 피곤하구나 하고 생각을 하는 요즘 내 기분이 그대로 옮겨진 듯 합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 로트렉..
카즈시카 호쿠사이는 일본의 판화 양식인 우키요에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반고흐, 로트렉 등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작곡가 드뷔시가 "바다"라는 교향곡을 작곡하도록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림은 "큰 파도"라는 작품으로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연작 "후가쿠 36경" 중 하나로 넘실거리는 파도 너머로 후지산을 그려 내었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왼쪽에서 오른쪽 위로 선을 그으면 왼쪽 조각에는 큰 파도가 중심이 되고 오른쪽 조각에는 후지산이 중심이 됩니다. 두개의 주제를 치우치지 않게 잘 담아 내었습니다. 왼쪽 조각은 역삼각형으로 역동적인 구도 속에 파도를 담았고, 오른쪽 조각은 안정적인 삼각형 구도 속에 후지산을 담았습니다. 각각의 주제를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으로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배치를 하..
"인생은 욕망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와 같다."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한 말이다. 인간은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크고 그것을 가졌을 때 기쁨도 조금 지나면 시들해져서 권태를 느끼게 되는 것은 옳은 말인 듯 하다. 휴대폰 회사와 자동차 회사는 3년이 멀다 하고 새로운 모델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자동차 회사는 페이스리프트라는 이름으로 매년 아주 약간의 수정을 한 버전을 출시하고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좋은 방법인 듯 하다. 그런데 변화와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과 함께 사람의 관심을 끌어 당기는 것이 있다.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제품들이 대표적이겠다. 아날로그에 대한 관심은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인간의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변화와 새로운 자극을..
살아 있는 날은 - 이 해 인 -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 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중학교 2학년 시절 우연히 읽은 이해인 수녀님의 시 시를 찾아 읽게 만든 첫 시인 윤동주, 김소월의 시 보다 내 마음에 더욱 깊이 자리 잡은 시 막연하게 참 좋구나 싶어 찾아 읽었던 이해인 수녀님의 시와 글 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오래 전 돌아가신 큰 이모를 닮으신 수녀님의 얼굴 어느 날 듣게 된 시를 낭송하는 수녀님의 목소리 왜 그렇게 좋았을까 생각 해 보아도 쉽게 말이 떠오르지 않지만... 이해인 수녀님의 온화한 얼굴을 보고 낭랑한 목소리를 ..
攻乎異端 斯害也已 (공호이단 사해야이) 공자의 논어 위정편 16장 자기의 생각만이 정통이고 자기와 다른 남의 생각은 이단이라고 몰아 부치는 것은 해로울 따름이라는 뜻이라 생각한다. 공자는 "남이 자기를 알아 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자기가 남을 알아보지 못 하는 것을 걱정하라"고 한 사람이다. 그런데 어떻게 자기의 생각만이 정통이고 자기와 다른 남의 생각은 이단이라고 몰아 붙일 수 있겠는가. 또 공자는 학문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완성"을 위한 것이며, "자신의 변혁"을 통해 다른 사람을 포용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논어 백가락" 중에서 흔히 공자의 이 문장을 놓고 "이단에 힘을 쏟아 공부하면 해로울 뿐이다"라고 풀이를 합니다. 그런데 황병기 명인(이화여대 명예교수)은 문..
계속 생각하던 것이고 예전에 다른 곳에 적었던 글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옮겨 적어 본다. 예전에 적었던 글...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아버지께서는 내 나이 무렵이셨을 듯 하다. 힘으로 하는 것은 나에게 지지 않는다고 장담하시던 아버지는 어느덧 손자, 손녀의 재롱을 보면 기뻐하는 노인이 되어 버리셨다. 어느새 저렇게 흰 머리가 많아 지셨을까? 언제부터 염색을 하지 않으셨던 것일까? 곧 칠순이 되시는 아버지의 연세를 이제야 인식하는 죄스러움이 몰려 온다. 돌이켜 보면 내가 성장하면 그 때 비로소 아버지 스스로의 나이를 인식하셨던 듯 하다. 내가 크면서 아버지는 늙어 가신 것이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 힘으로 이길 수 있다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내가 대학에 입학하던 날, 군대에 입대하던 날, 제대하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