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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학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Dr. Jo 2017. 3. 9. 17:52

살아 있는 날은


- 이 해 인 -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 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중학교 2학년 시절

우연히 읽은 이해인 수녀님의 시


시를 찾아 읽게 만든 첫 시인

윤동주, 김소월의 시 보다

내 마음에 더욱 깊이 자리 잡은 시


막연하게 참 좋구나 싶어

찾아 읽었던 이해인 수녀님의 시와 글

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오래 전 돌아가신 큰 이모를 닮으신 수녀님의 얼굴

어느 날 듣게 된 시를 낭송하는 수녀님의 목소리


왜 그렇게 좋았을까 생각 해 보아도

쉽게 말이 떠오르지 않지만...


이해인 수녀님의 온화한 얼굴을 보고

낭랑한 목소리를 듣고

겸손한 시어를 보면


말로 적지 못 하더라도

내가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분명하게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