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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얼굴을 고칠 것인가 마음을 고칠 것인가? 본문

인문/철학

[다산 정약용] 얼굴을 고칠 것인가 마음을 고칠 것인가?

Dr. Jo 2016. 12. 20. 13:39

"다산어록청상"이란 책을 보면 상론(相論)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공부하는 학생은 그 상이 어여쁘다. 장사치는 상이 시커멓다. 목동은 상이 지저분하다. 노름꾼은 상이 사납고 약삭빠르다.

대개 익힌 것이 오랠 수록 성품 또한 옮겨간다. 속으로 마음을 쏟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 상도 이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상이 변한 것을 보고, "상이 이러니 하는 짓이 저렇지"라고 말한다. 아!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塾之徒其相藻, 市之徒其漆, 牧之徒其相逢, 江牌馬弔之徒其相哮而儇.

蓋以其習日遠, 以其性日遷. 誠於其中, 達於其外, 而相以之變.

人見其相之變也, 而方且日其相如是也, 故其習如彼也. 噫其舛矣.

-相論-

 

 

오랫동안 후배들에게 해 주던 말들이 이 글 속에 담겨 있습니다. 흔히들 관상을 보고 그 사람의 인생이 어떻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마음과 성정입니다. 사람의 마음과 성정이 바르면 이것이 행동에 드러날 것이고, 이러한 행실이 오래되면 주위의 그 누가 그 사람을 싫어하겠습니까? 그러니 주위의 모든 사람이 좋은 것에 이 사람을 도울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가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 사람의 삶에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나고 좋은 마음으로 웃으며 살수 있는 날이 더 많아지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얼굴을 고쳐 인생을 바꾸려 안달입니다. 스스로 마음과 성정을 닦아 얼굴과 삶을 가치있게 하려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맹모삼천지교라 했던가요? 맹자의 모친은 아이가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되라 이사를 한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올바르지 못한 마음과 잘못된 성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으로 옮겨간 것일 뿐입니다. 땀흘려 노동하는 사람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아들 주위 사람들 무리에 올바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항상 내 마음과 성정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어떻게 내 삶이 아름답고 멋지기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항상 책을 가까이 두어 나를 닦아야 할 일입니다.

 

* 여기서 공부는 학교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한 지혜, 진리를 탐구하는 마음이 여기서 말하는 공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