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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雷无妄, 元亨利貞 본문

인문/철학

天雷无妄, 元亨利貞

Dr. Jo 2018. 12. 19. 15:36


몇일 전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주역 이야기가 나왔다.
연말이기도 하니 새해를 앞두고 오랜만에 주역 점을 쳐보자 싶어 괘를 뽑았는데 천뢰무망(天雷无妄)이 나왔다. 좋은 괘가 나왔으니 다행이지만 주의를 해야겠다.

无妄, 元亨利貞, 其匪正有眚, 不利有攸往.
천뢰무망의 괘사는 "무망은 크게 형통하고 곧게 함이 이로우니, 바르지 않으면 허물이 있을 것이므로 가는 것이 이롭지 않다."인데 원형이정(元亨利貞)이 먼저 나오니 내년은 좋은 일들이 많겠구나 싶다. 그런데 기비정유생(其匪正有眚)이라고 주의를 준다. 바르지 않으면 좋지 않으니 주의하라는 말이다. 부리유유왕(不利有攸往)이라고 하니 급하게 가면 이롭지 않다는 말이니 어떤 결정을 할 때 성급하지 않게 조심해서 살펴야겠다.

원형이정은 주역의 첫 번째 괘인 건위천(乾爲天)의 괘사에도 나온다. 乾 元亨利貞. 천뢰무망의 원형이정과 느낌이 조금 다르다. 건위천은 모두 양효로 이루어져 최고의 상태를 보인다. 그래서 건위천의 원형이정은 "크고 형통하며 이롭고 곧다"라고 한다. 좋은 상태인 것이다. 반면에 천뢰무망의 원형이정은 "곧게 하면 이로우니 크게 형통한다"라고 하여 바른 것이 조건으로 들어간다. 바르다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지 않고 착하게 살라는 말이다.

건위천은 가장 좋은 상태인데 주역은 그런 중에도 주의를 준다. 여섯 효의 마지막 상구는 항룡유회(亢龍有悔)로 "높이 올라간 용은 후회한다"는 말이다. 끝없이 높게 올라가면 내려오는 일 밖에 없으니 후회를 한다는 말이다. 높아질수록 조심하라는 주의를 주는 것이다.

눈치 빠른 사람은 "항룡유회"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을텐데. 김용의 소설 영웅문에서 주인공 곽정이 배운 무공의 초식이다. 김용은 항룡십팔장의 초식에 주역의 문장을 가져다 썼다. 건위천의 첫번째 효는 잠룡물용(潛龍勿用) 물 속에 있는 용이니 쓰지 말라는 말이고, 두 번째 효는 견룡재전(見龍在田)으로 용이 밭에 있으니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곳에 있다는 말이고, 비룡재천(飛龍在天)은 다섯 번째 효로 용이 하늘에 있으니 제 있을 자리에 있으니 좋다는 말이다.

내년에 써서 곁에 둘 명문(銘文)으로 원형이정을 골랐다. 새 해가 떠오르는 때에 적으려고 붓펜으로 대충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