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Learning and Loving

추사 김정희의 서예 작품 감상 본문

서예/들풀의 서예론

추사 김정희의 서예 작품 감상

Dr. Jo 2018. 12. 10. 13:30

유홍준 교수의 책 [추사 김정희 :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를 읽었다.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거나 서예를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면 추사 김정희에 대해서 이름만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추사 김정희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게 해 주고 그의 작품을 함께 실어 추사체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느낌이나마

알게 해 주는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삐딱한 나는 책을 읽다가 걸리는 것이 있었다.

멈추고 생각을 해 보니 작품에 대한 평이 막연하고 추상적이었다는 것 때문이었다.

 

글의 끝머리에 저자는 학술서적으로 의미보다 전기문학으로 책을 보아 주기 바란다고 언급을 하며 마무리를 하였는데

학술적 서적으로의 의미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강조를 했다.

물론 추사 김정희에 대해 이정도 고찰이나 정리가 잘 된 책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위작 논란에 대한 검증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전기문학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기문학으로 입문서 혹은 소개를 위한 글이라면 작품에 대한 언급은 좀 더 이해가 되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았을까 싶다.

책에 유홍준 교수의 표현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나마 서예를 20년 넘게 하고 서예 이론서적을 많이 읽은 덕분에 어떤 느낌을 설명한 것인지 아는 표현도 있었지만

일반인들이 평생 쓰거나 듣지 못할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책에 나오는 그의 표현을 한번 보자.

<옥산서원> 현판 글씨에는 그야말로 "솜으로 감싼 쇳덩이", "송곳으로 철판을 꿰뚫은 힘으로 쓴 글씨" 같은 힘이 서려 있다. (p. 213)

글자마다 부드러움과 힘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내재적 울림이 있다. (p. 214)

필획에 약간의 흘림을 넣어 부드러운 멋을 보여준다. 추사의 유연한 필획이 여실히 드러나는 명작이다. (p.217)

<난맹첩> 속 난초들은 ... 중략 ... 이 시절 글씨에 비해 난초 그림에는 추사의 천연스러운 야취가 살아 있어서 ... (p. 220)

<판전> 글씨를 보면 추사체의 졸함이 극치에 ... 중략 ... 졸한 멋이 천연스럽다. 이쯤 되면 불계공졸도 뛰어넘은 경지라고나 할까. (p. 557)

 

무슨 소리인지... 단어의 뜻이 뭔지...

 

왜 이리 서예에 설명인데 어렵나? 설명을 이해하려고 공부를 해야 하나?

내가 서예를 공부하면서 느낀 바로 그 이유는 명확하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 한다. 가르치는 이 또한 그 선생님에게 그렇게 모호한 설명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서예를 하다보니 그림에 관심이 생겨 그림에 대한 책을 봐도 이해할 수 없는 표현으로만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몇 작품을 예로 들어 추사 김정희의 글이 왜 좋게 보이는지 정리를 했다.

좋은 것들이 좋게 보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 것이 작가의 천재성이던 의도이던 그 것을 찾아가는 과정은 즐거울 것이다.

 

'서예 > 들풀의 서예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필에 대하여  (0) 2017.03.17
파책에 대하여  (0) 2017.03.17
정자는 흘림처럼, 흘림은 정자처럼  (0) 2017.03.09
추사 서결(書訣) 중 상체의 움직임에 대하여  (0) 2016.12.01
균형과 호응 - 2편  (0) 2016.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