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Learning and Loving

7. 충돌의 역설 - 갈등은 창조의 시작점이다 본문

일상다반사/오늘의 수상(隨想)

7. 충돌의 역설 - 갈등은 창조의 시작점이다

Dr. Jo 2025. 4. 28. 00:02

 


7장. 충돌의 역설 – 갈등은 창조의 시작점이다

— 흔들림은 무너짐이 아니라 재정렬의 전조다 —


고요한 상태에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는
질서는 유지되지만,
새로운 건 생겨나지 않는다.

창조는 균형이 깨지는 순간에서 출발한다.
즉, 충돌은 종말의 징후가 아니라,
변화가 시작되는 신호다.


모든 창조는 균열에서 시작된다

지각판이 충돌할 때 산이 솟고,
두 기류가 부딪칠 때 폭풍이 생기며,
지하의 압력이 임계점을 넘을 때
화산이 분출된다.

자연은 균열과 파괴를 통해
기존의 구조를 부수고,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건 인간 사회와 감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사회적 충돌은 새로운 제도를 낳고,
  • 관계의 갈등은 새로운 이해를 낳고,
  • 내면의 혼란은 새로운 나를 낳는다.

충돌은 불편함을 동반하지만,
그 불편함이 새로운 질서로 넘어가는 문을 연다.


역사 속 창조는 혼란에서 태어났다

역사를 보면,
가장 빛나는 철학과 예술은
대개 혼란과 붕괴의 시대에 등장했다.

  • 춘추전국시대의 유가, 도가, 법가.
  • 르네상스 이전 유럽의 전염병과 몰락.
  • 조선 후기의 당파 싸움과 실학의 대두.
  • 식민지와 전쟁이라는 파괴 속에서 태어난 시와 예술들.

질서가 무너진 자리에서,
기존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혼돈 속에서
사람은 새로운 언어,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냈다.

갈등은 파괴이자
표현되지 않은 욕망의 형식화 과정이었다.


개인의 내면에서도 충돌은 일어난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이 충돌할 때 가장 괴롭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살고 싶고,
한편으로는 이대로 머물고 싶다.
마음은 움직이려 하고,
두려움은 발목을 잡는다.

감정과 이성,
이상과 현실,
자아와 타자,
현재와 과거.

이런 충돌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그 혼란 속에서 우리는
진짜 나를 마주하게 된다.

융은 이를 '개성화' 과정이라고 불렀다.
내면의 그림자와 페르소나가 충돌하고
그 사이에서 **진정한 자아(Self)**가 형성된다.


파괴는 창조의 자궁이다

파괴는 무너뜨리는 것이지만,
그 무너짐 속에
다른 가능성이 숨어 있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깨졌을 때,
회사를 그만뒀을 때,
삶이 전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그 안에는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여백이 생긴다.
처음에는 쓰러진 자리처럼 보이지만,
곧 보면
새로운 구조를 그릴 수 있는 평지다.

창조는 바닥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바닥은
이전 질서의 무너진 잔해일 수도 있다.


갈등을 감당할 수 있는 구조가 진짜 창조적이다

진짜 건강한 사회, 조직, 관계는
갈등이 없는 곳이 아니라,
갈등을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 곳이다.

  • 싸워도 무너지지 않고,
  • 다퉈도 돌아올 수 있고,
  • 충돌해도 흡수할 수 있다면,
    그 구조는 새로운 것을 낳을 수 있다.

무너지는 게 두렵지 않은 시스템,
그것이 진짜 창조의 기반이다.


당신 안의 충돌은 무엇을 낳고 있는가?

당신은 지금, 어떤 충돌 속에 있는가?

  • 머릿속에서 충돌하는 두 가지 선택지.
  • 마음속에서 부딪히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상황.
  • 타인과의 갈등, 혹은 나 자신과의 갈등.

그 충돌은 지치게 만들지만,
잘 보면
새로운 에너지가 싹트는 지점이다.

균열은 약함의 상징이 아니라,
다른 흐름이 들어올 수 있는 틈이다.

그 틈에서
다음 장면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