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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에너지로 이루어진 존재다 본문
1장. 나는 에너지로 이루어진 존재다
우리는 흔히 ‘에너지’라는 말을 외부의 일에서만 사용한다.
기계가 작동할 때, 전구가 켜질 때, 불이 탈 때.
하지만 에너지는 어디까지나 존재 그 자체의 속성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에너지를 쓰고 있다.
눈을 움직이고, 문장을 이해하며, 감정을 반응시키는 모든 과정은
신체 내부의 미세한 전기 신호와 생리적 흐름, 그리고 뇌의 활성 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단지 에너지를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에너지를 움직이고 전환하는 유기적 구조물이다.
공학적으로 말하면,
에너지는 일(work)을 할 수 있는 능력이고,
그 능력은 흐를 때 의미가 있다.
고인 에너지는 불안정하며, 흐르지 않는 에너지는 쓸 수 없다.
이것은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에너지를 전환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일, 생각을 확장하는 일, 타인을 공감하는 일,
그 모든 건 에너지의 방향성과 속도, 밀도와 저항의 문제다.
삶이 막히는 시기를 떠올려보자.
무기력, 우울, 분노, 상실감.
그 모든 상태는 공통적으로 흐름이 막힌 상태다.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고 안에 머문 감정은 결국 고여 썩는다.
마치 흐르지 않는 물이 썩듯,
표현되지 않은 감정은 병이 되고,
움직이지 않는 생각은 단단한 벽이 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본질적으로
흐름을 필요로 하는 존재,
곧 에너지 구조물이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보자.
에너지에는 방향이 있다.
생산과 소비, 저장과 방출.
그리고 우리는 늘 이 네 가지를 오가며 살아간다.
- 어떤 사람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생산자’다.
주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기운을 북돋고,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낸다. - 어떤 사람은 에너지를 흡수해 자신만의 구조로 바꾸는 ‘변환자’다.
깊은 내면에서 시간을 끌어내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재정리한다. - 또 어떤 사람은 받은 에너지를 정리하고 저장한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아주 특정한 순간에 정밀하게 사용한다. - 마지막으로 누군가는 감정이건 지식이건 바로바로 방출하며 순환시키는 사람이다.
그 흐름은 타인에게 다시 자극이 된다.
당신은 이 흐름 중 어디에 서 있는가?
혹은 지금 당신 안의 에너지는 어떤 상태인가?
고여 있는가, 흐르고 있는가?
누구에게 주고 있는가, 누구에게 받고 있는가?
공학자는 시스템을 설계할 때 항상 흐름을 먼저 본다.
열이 고이지 않도록, 전류가 막히지 않도록,
압력이 한곳에 몰리지 않도록.
왜냐하면 막힘은 곧 파괴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축적될 때,
우리는 가장 약한 곳부터 무너진다.
몸이든 마음이든 관계든.
흐르지 않는 감정은 가장 약한 지점을 찢고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계속 흐르도록 만들어야 한다.
움직이고, 반응하고, 순환하고,
때로는 방출하고, 때로는 멈추기도 하면서
자기 안의 에너지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은 단지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다.
당신은 움직이고, 반응하고, 흔들리는
진동하는 존재,
흐르는 존재,
그리고 에너지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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