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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시카 호쿠사이 - 큰 파도 본문

예술/미술

카즈시카 호쿠사이 - 큰 파도

Dr. Jo 2017. 3. 17. 09:43


 

 

카즈시카 호쿠사이는 일본의 판화 양식인 우키요에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반고흐, 로트렉 등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작곡가 드뷔시가 "바다"라는 교향곡을 작곡하도록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림은 "큰 파도"라는 작품으로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연작 "후가쿠 36경" 중 하나로 넘실거리는 파도 너머로 후지산을 그려 내었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왼쪽에서 오른쪽 위로 선을 그으면 왼쪽 조각에는 큰 파도가 중심이 되고 오른쪽 조각에는 후지산이 중심이 됩니다. 두개의 주제를 치우치지 않게 잘 담아 내었습니다. 왼쪽 조각은 역삼각형으로 역동적인 구도 속에 파도를 담았고, 오른쪽 조각은 안정적인 삼각형 구도 속에 후지산을 담았습니다. 각각의 주제를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으로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배치를 하여 안정적인 후지산에 대비되어 파도가 더욱 역동적으로 보이도록 연출을 하였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파도에서 후지산을 둘러싼 경계를 보면 확긍비율 곡선과 거의 일치를 합니다. 후지산을 둘러 싼 거대한 파도와 하늘의 경계는 이 곡선을 흐트리는 어떠한 장애물도 없습니다. 사이 공간에 침투한 배는 그 자체로 곡선을 만드는 연장선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배의 옆 선이 곡선을 이루는 이 배와 달리 앞의 배는 옆 선이 거의 직선인 것을 보면 파도의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어 내기 위한 의도적인 연출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연출을 통하여 호쿠사이의 "큰 파도"는 더욱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곡선을 가지게 되어 그의 대표작이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래 전 호쿠사이에 관련된 글을 적은 것이 있어 함께 옮겨 봅니다.


"나는 여섯 살 때부터 사물의 형태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50세부터 나의 그림들이 출판되었다. 하지만 70세가 될 때까지 내 어떤 것도 주목할 만한 것은 없었다. 73세에 이르러 나는 나무와 식물들이나 새, 동물, 곤충이나 물고기의 구조에 대한 통찰력을 다소 지니게 되었다. 그러니 80세에 이르러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90세에는 사물의 숨겨진 본질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100세면 나의 예술이 신성한 상태에 도달할 것이고 110세가 되면 모든 점과 붓선 하나하나가 살아날 것이다. 그 때까지 살아남은 사람만이 나의 이 말이 거짓이 아니란 것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다." - 카즈시카 호쿠사이


50세부터 그림이 출판되었다 함은 그 이전에 많은 작품들을 직업적으로 그렸고 그것으로 작품집을 만들었다는 말일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70세까지 작품 중에 주목할 만한 것이 없다고 합니다. 수십년을 그림그리는 사람으로 살아온 사람인데 70세면 미술계에서 원로 대접을 받을 나이인데 주목할 만한 것이 없다고 하고 73세가 되어서야 식물이나 동물의 구조에 대한 통찰력이 '다소' 생겼다고 합니다. 겸손하거나 아니면 지극한 예술에 대한 갈망이 큰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80세 이후의 성장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110세에 자신이 그리는 모든 점과 선 하나하나가 생명을 얻어 예술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대단합니다. 73세가 넘은 노인의 열정이 젊은 사람보다 보족하지 않습니다. 역시 대작은 그냥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문장입니다. 자신을 먼저 만들지 않고 후세에 남을 작품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과정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고뇌는 멀리하고 다른 이의 노력에 따른 결과에만 눈독을 들이는 듯 합니다. 빨리, 쉽게 고수의 경지에 오르고싶어 합니다. 그러니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술을 하거나 기술을 하거나 결국 나를 만드는 일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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