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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오늘의 수상(隨想)

12월 19일 수상 - 사회의 성장물결

Dr. Jo 2016. 12. 20. 10:56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고 많이 이야기 한다. 유행 지난 것들이 어느 날 다시 관심을 받게 되는 상황이 여러 분야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인가 싶다. 그런데 지난 유행이 끝나고 다시 돌아오기 전, 돌아온 유행이 끝난 후에는 다른 새로운 것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크게 보면 하나의 흐름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흐름은 물결을 만들어 내고 물결은 오르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연속된 이 파장 속에서 한 주기만 잘라서 보면 크기는 다를 수 있지만 항상 똑같은 과정을 따라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주기는 생성, 성장, 전성기, 쇠락, 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국가의 역사도 그렇고 예술사도 그렇다. 심지어 인간의 성장 또한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역사 속에서 이 물결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인간의 역사에 있어 국가나 집단사회의 시작은 어떤 구심점이 되는 인물에 의해 시작이 된다. 그 사람은 강력한 영웅일 수도 있고 부드러운 지도자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은 사회라는 세포의 씨앗이기도 하다. 처음에 구심점이 되는 사람을 중심으로 따르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그 규모가 커지고 힘을 가지게 되면 하나의 집단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경우 집단은 기존의 정권이나 토착민을 무너뜨리고 자리를 잡는 경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 즉 개척국가라 볼 수 있겠다. 이 집단은 모든 구성원들의 생존과 안정을 위하여 더 성장하고 큰 힘을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뛰어난 사람을 영입하게 되며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어찌 보면 개방적이고 평등한 사회의 모습을 띠게 된다.

이렇게 하여 어느 정도 양적 성장이 이루어지면 수평적인 초기 조직의 시스템으로는 통치와 부의 분배와 같은 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내는데 그 결과는 항상 피라미드 형태의 계층구조가 된다. 이 때부터 계층으로 구분된 사회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 시기가 되면 집단으로 움직이면서 사회는 급격하게 발전을 하게 된다. 성장을 하는 동안 집단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라는 인식이 보편화 되면서 구성원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 하는 시점이다.

이렇게 조직이 성장을 하면 어느 시점에 전성기에 이르게 된다. 전성기에 이르면 먹을 거리도 풍부하고 사람도 많아지면서 모두가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 때에 오히려 계층간의 격차는 극대화 되게 되는데 먹을 거리가 풍부해서 특별히 불만이 드러나지 않는 시점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올라가면 내려오듯이 전성기를 지나면 쇠락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이 때에 부조리와 부패가 점점 커진다는 것이다. 상위 계층에서는 더욱 많은 것을 가지려 욕심을 부리고 중간 계층에서는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진 것을 바치고 그것을 하위 계층에서 충당을 한다. 그런데 사회가 쇠락의 시기로 접어들면 풍족하던 먹거리도 줄어들게 되는데 서로 자기 욕심을 부리니 하위 계층으로 나눠줄 것이 없어지게 된다. 사회는 부조리가 급속도로 퍼져가고 먹을 것이 줄어들면서 하위 계층의 불만이 커지게 되는 시점이다. 불만이 커지게 되니 생산성이 줄어들고 먹거리는 점점 더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불만은 하위 계층에서 중간 계층까지 확대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불만이 가득하게 된다.

이런 쇠락의 시기가 계속되면 여기저기서 새로운 세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된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외치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이런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가 있다. 하나는 과거의 영웅과 같은 지도자를 세워서 다시 한번 성장의 불꽃을 피우자는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과거의 시스템은 결국 실패를 했으니 새로운 시스템으로 모두 잘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부류이다. 어떤 부류이던지 처음 개척국가를 만들었던 지도자는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새로운 것을 그린 사람이지만 혁명을 이루려는 사람은 기존의 것을 지우거나 그 위에 새로운 것을 그려야 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부패를 했더라도 기존의 세력은 혁명세력보다 약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동안 혁명세력은 외면받기 쉽다. 특히 혁명세력에 동조를 하면 적더라도 기존 시스템에서 누리던 것들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에 부패와 부조리가 얼마나 퍼져 있던지 중하위 계층의 사람들이 배가 부르면 사회는 유지가 된다. 그렇지만 기존 시스템에서 받는 것이 극도로 적어지고 불만이 최대가 되면 새로운 세상에 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혁명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혁명으로 기존의 사회는 붕괴되고 새로운 사회가 시작된다. 역사의 물결 중에 하나의 주기가 끝나고 새로운 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몇 가지 상황을 발견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 빈부격차가 계속 커졌던 것은 세상이 계속 성장하는 중이며 전성기에 다가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과 같은 사태는 전성기를 지나 먹을 거리가 줄어들었으며 그것을 상위 계층에서 차지하려는 행동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리고 십여년이 지난 지금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으며 국민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다시 미국을 위대한 나라로" 라고 외치고 있다. 과거의 시스템으로 돌아가 다시 성장의 불꽃을 피우겠다는 부류인 것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사회가 쇠락하는 시점에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려는 의지가 강하게 표출이 된다는 점이다. 요즘 우리나라 교권이 무너진 것은 결국 똑같이 교육을 받아서는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다. 계층의 상승을 위해서는 위에서 누군가 끌어올려 주거나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지 않고는 어렵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나를 끌어올려 줄 사람이 없으니 옆에 사람을 밟고 올라가는 방법 밖에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혁명의 당위성과 성패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먹을 것이 없어지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하위 계층만 배고프고 불만이 있어서는 혁명이 성공할 수 없다. 중하위 계층이 배고프고 불만이 있어도 아직 그나마 먹고 살만하다 생각되어도 혁명은 성공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우 심하게 배고프고 불만이 가득해야 비로소 혁명이 성공할 수 있다.

 

문제는 혁명으로 새로 구축된 국가는 개척국가와 다르다는 것이다. 혁명 이후에는 결국 새로운 시스템이 시작되고 새로운 피라미드 계층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시점에 능력있는 사람이 상위 계층으로 가야 하겠지만 혁명으로 구축된 시스템은 시작하기 전부터 부조리를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혁명세력 내에서 옳지 못한 방법으로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노력을 한 사람들이 상위 계층에 다수 배치될 수 있다. 결국 혁명이후 시작단계에서 어떻게 내부의 부조리를 제거하는지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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